장병 70여명 從北카페 가입
국가보안법 철폐 주장도 "좌파에 대응하기 위해 가입… 전교조 교사 소개로" 해명
북한의 3대 세습을 찬양하고 적화 통일을 지지하는 인터넷 종북(從北)카페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에 현역 영관급 장교 등 현역과 예비역 장병 70여명이 가입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이 사건은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를 운영하던 황모(43)씨가 이적(利敵) 게시물 작성 혐의로 작년 12월 구속돼 지난달 20일 수원지법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는 과정에서 군 정보수사기관인 국군기무사령부가 내사에 착수해 실체가 드러났다.
김정일·김정은 부자(父子)에게 바치는 충성맹세문인 '님에게 바치는 시'까지 쓴 강모(29) 공군 중위와 박모(23) 육군 소위 등 2명의 현역 장교와 5~6명의 사병이 조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님'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代)를 뜻한다"며 "강 중위는 충성맹세문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했고, 박 소위는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우리 정부 발표가 날조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한 현역 군인은 우리 군과 북한 군 전력을 전문적으로 비교하면서 "전쟁이 나면 우리 군이 필패(必敗)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기무사령부는 이 카페에 가입한 현역 장교들이 모두 이적 혐의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장교들은 내사 과정에서 "좌파의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가입했다", "누군가 내 개인정보를 도용했다", "고교 시절 전국교직원노조 소속 교사의 소개를 받아 호기심에 가입했을 뿐이다" 등의 해명을 했다고 기무사령부는 밝혔다.
군 고위관계자는 "친북 좌익세력이 군에 깊숙이 침투해 군내부 기밀을 유출할 가능성은 물론이고, 무력충돌 등 돌발상황이 벌어졌을 때 아군측에 총부리를 겨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철저히 뿌리를 뽑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