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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3 13:46: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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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사사모 때 김순현 목사님이 설교 중 읽어드린 진 다넬의 간증 정말 은혜롭고 좋습니다. 그런데 절판이 되어 더이상 구입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책에서 그 부분을 스캔해서 올려드립니다. 전도용으로도 아주 좋습니다. 그래서 저도 전도 대상자들에게 모두 보냈습니다. 중고서적도 1권 어렵게 구입했는데, 약 300권 정도 제본해서 교회들에 비치해서 성도님들이 전도용으로 빌려가실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아프리카 성도님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 모두 열심히 전도합시다.
“그가 내게 기름부으사”의진 다낼의 책
제4장 “죽은 자를 살리시고”의 내용 전문!
우리는 믿는 친구들로부터 집에 가정 제단을 만드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 오순절파 목사님이 말씀하시기를, 그것은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장소라고 하셨다. 집 어디라도 좋았다. 중요한 것은 규칙적으로 함께 모여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엌의 식탁이 제단이 되었고, 매일 아침 식사 후에 우리는 가족 예배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곳에서 우리는 하나님과 그리고 서로서로, 갖가지 일에 대하여 자유롭게 대화하였다.
어느 주일 아침, 우리는 빈 커피 잔을 밀어놓고 하나님 앞에 앉았다. 기도하는 시간에 하나님이 어머니에게 놀라운 것을 보여 주셨다. 어머니는 그 날 중대한 일이 일어날 것을 아시게 되었는데 우리에게는 말씀하시지 않았다. 어머니가 말씀하시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우리는 그것을 그녀처럼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아침 예배가 끝난 뒤에 목사님을 만나고자 하셨다. 교회 문 앞에서 어머니는 목사님에게 중요한 일에 대해 얘기를 해도 좋겠느냐고 물으셨다. 그녀가 목사님과 단둘이 비켜 서서 대화를 나눌 때 나는 그들 가까운 곳에 서 있었다. “진에 대해서 부탁드릴 게 있어서요...” 내 쪽을 보시더니 어머니는 말을 끊고 내게 차에 가서 기다리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께 곧 갈 거라고 말씀드려라.” 어머니는 아버지가 얼마나 급히 집에 가고 싶어 하시는지 알고 계셨다. 아버지는 폐가 좋아지고 담배를 끊으면서부터 식욕이 왕성해지셨다. 아버지는 빨리 주일 만찬을 드시고 싶어 하셨다. 주일 만찬 식단은 대개 남부식 닭 튀김 요리와 말랑말랑한 우유빵, 그리고 우유로 만든 농촌식 육수 소스와 베이컨을 넣고 삶은 파란콩, 마지막 후식으로는 따끈따끈한 사과 파이였다.
“뭘 그리 오래 얘기하는 거냐?” 5분이 지나자 아버지가 물으셨다. “모르겠어요. 금방 오실 거예요.” 나 자신도 궁금해하면서 내가 대답했다. 목사님께 나에 대해 부탁할 일이 무엇일까? 아버지가 자동차 경적이 있는 쪽으로 몸을 기울이시면서 “경적을 울리지 않으면 아마 하루 종일 걸릴 거다” 하고 말씀하셨다. 어머니가 서둘러 나오셨다. 알란 목사님이 교회 입구에서 당혹한 표정을 짓고 서 계셨다. 어머니는 급히 저녁을 끝내시더니 혼자 기도하시겠다고 하셨다. 별다른 일 없이 오후가 지나갔다. 얼마 후 우리는 주일 저녁 예배를 드리러 다시 교회로 갔다. 예배가 끝나자 어머니는 목사님과 좀 더 얘기하고 싶어 하셨다. 그러나 목사님이 바쁘셨고 아버지가 또다시 시장해지셨기 때문에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남은 음식을 꺼내려고 냉장고를 뒤지고 계시는 동안 어머니는 주무실 준비를 하셨다. 불현듯 어머니 방에 들어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알란 목사님에게 얘기하려던 것이 무엇인지 내게 알려 주실지도 모르리라.
“어머니!” 나는 문 사이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들어가도 돼요?” 어머니는 잠옷을 입고 침대 가에 꿇어앉아 계셨다.
“얘야, 이리 와서 같이 기도하자.” 어머니는 침대보를 다독이셨다. 나는 푹신한 방석을 집어서 어머니 옆 마룻바닥에 놓았다. 우리는 믿음과 사랑으로 마음을 합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였다. 그러다가 어머니는 소리내어 기도하시던 것을 멈추셨다. 나는 기다렸다. 방은 매우 조용했다. 나는 어머니가 아마 하루 종일 마음에서 떠나지 않던 그 일에 대해 혼자 기도하고 싶으신가 보다고 생각하였다. 살금살금 문가로 갔다. 문을 닫기 전 어머니 쪽을 흘끔 보니 어머니가 여느 때와는 다른 자세로 웅크리고 계셨다. 좀 이상해 보였다. 조금 흉하기까지 하였다. 나는 급히 돌아갔다. “어머니!” 나는 그녀를 흔들었다. 어머니가 내 쪽으로 힘없이 쓰러지셨다. 내가 놀라 뒤로 물러서니 어머니는 그대로 마룻바닥에 정신을 잃고 미끄러지셨다. “아니, 돌아가신 건가!” 그녀는 너무나 이상해보였다. 얼굴이 완전히 무표정이었다.
“아버지, 아버지” 나는 좁은 복도에다 대고 부엌을 향해 소리질렀다. “아버지, 빨리 오세요. 어머니가... 어머니가 정신을 잃으셨어요. 어머니가 꼭... 아주 안 좋아 보이세요!”
아버지는 냉장고 문을 쾅 닫고 급히 뛰어오셨다. 아버지는 나를 도와 어머니를 침대 위로 올리셨다. 그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뼈대가 굵고 이백 파운드가 넘는 분이었다. 그녀의 몸은 힘없이 축 늘어졌다.
“옆집에 가서 마리를 불러오너라.” 아버지가 목이 막힌 듯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겁을 내셨다. 내가 문에 닿기도 전에 아버지는 벌써 의사와 목사님의 전화번호를 돌리고 계셨다. ‘마리는 정식 간호사니까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 거야.’ 마리와 함께 침실로 뛰어 들어가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 악몽은 금방 끝나 버릴 거라고 나 자신을 위로했다. 마리가 어머니를 찬찬히 진찰해 보고 나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겠지... 아무 일도 없다고. 그녀는 고개를 들더니 아버지를 보고 조용히 말했다. “그레이스가 세상을 떠났군요, 존.” 나는 숨이 막혔다. 마리는 팔로 나를 둘러앉았다. “진, 예수님이 네 어머니를 주님 곁, 본향으로 불러가셨단다.” 나는 그녀를 떨치고 울면서 주저앉았다. 마리는 홑이불을 끌어 어머니의 얼굴을 덮으려 했다. 아버지가 침대 너머로 그것을 잡아챘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레이스, 그레이스, 가면 안 돼. 그레이스 깨어나요, 깨어나.” “예수님” 나는 울부짖었다. “어머니를 데려가지 마세요. 돌려보내 주세요. 어머니를 내게 돌려보내 주세요.” 나는 얼굴을 마룻바닥에 대고 구석에 엎드려 있었다.
현관 초인종이 계속 울려댔고 마리가 문을 열러 나갔다. 알란 목사님이 급히 들어오셨다. “돌아가셨어요.” 마리가 귓속말로 속삭였다. “머피 씨, 자, 정신을 차리십시오. 충격이 크시겠지만, 믿는 사람이 죽는 것은 승리하는 것입니다. 비극이 아닙니다.” 알란 목사님이 아버지를 의자로 모시고 갔다. 아버지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얼굴로 어머니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계셨다.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그러자 알란 목사님이 계속해서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셨다. “제 목회 생활 중에서 제일 기이한 일 가운데 하나가 오늘 일입니다. 머피 부인이 오늘 아침 제게 하시는 말씀이 당신이 오늘 주님께 가실 거라는 거였어요. 그걸 제가 알고 있기를 원하셨지요. 그리고 두 분 걱정을 하셨어요. 솔직히 저는 그분이 하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을 것을 확신하는 듯 장례 절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오늘 아침 가정 제단 때 하나님이 그걸 본인에게 말씀하셨답니다. 정말 놀라운 일 아닙니까? 굉장한 일이에요. 믿는 사람이 이렇게 죽는 것은 처음 보는 일입니다.” “안 돼요, 안 돼. 어머니를 가게 할 수 없어요.” 나는 울었다. “어머니가 필요해요.” 두려움이 나의 마음에 밀려왔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아버지는 계속 하나님을 믿으실까? 얼마나 어머니를 의지하셨는데. 나는 어떻게 살아? 나는 열다섯 살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어떻게 되지? 이런 것들은 이치에 닿지 않는 두려움이었지만 내 이기적인 마음은 목사님이나 마리가 타이르는 말들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나는 더 열심히 기도했다. “오, 예수님, 부탁이에요. 어머니를 돌려보내 주세요.”
알란 목사님이 내 곁에 꿇어앉으셨다. “진, 넌 참 좋은 믿음을 가졌어. 그 믿음을 가지고 지금 어머니에게서 하늘나라를 빼앗으려 하지 말아라. 어머니는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받아들이시지 않았니? 너도 그렇게 할 수 없겠니? 어머니를 향한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이란다. 그보다 못한 것을 억지로 구하려 하지 말아라.” 나는 그럴수록 더 기도했다. 나는 어머니를 가시게 할 수는 없어. “어머니를 돌려주세요.” 나는 울부짖었다. 내 목소리가 이상한 침묵 속으로 메아리쳤다. 시간이 흘러갔다. 아무도 소리 내지 않았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앉아 있었다. 얼굴을 들어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우리와는 영 단절된 것 같은 그 모습을 아버지의 목소리가 침묵을 깨뜨렸다. “저 봐. 이 사람 눈 좀 봐요.” 그가 의자에서 일어섰다. 우리는 모두 쳐다봤다. 어머니의 눈까풀이 초점 없는 눈동자 위로 파르르 떨렸다. 그리곤 다시 눈이 감겼다. 눈까풀이 움직이는 걸 우리가 진짜 본 걸까 아니면 헛것을 본 것일까? “입술이 움직여요.” 마리가 속삭였다. 아무 소리 없이 그저 입술만 움직였다. 놀라서 우리는 주시하였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눈을 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무덤 저편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부드럽고 슬픈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왜 나를 다시 불러 왔니?” 그녀의 눈동자가 다시 감겼다. 나는 알란 목사님을 쳐다보았다. 그분의 말씀이 옳았다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는 아직도 어머니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계셨다. 마리는 맥박을 재려고 서둘렀다. 초인종이 울렸다.
브래디 박사는 울어서 퉁퉁 부은 얼굴로 침대 옆에 꿇어앉은 나를 보더니 즉시 우리 모두를 방에서 내보냈다. “저 아이를 방에서 데리고 나가세요.” 그가 아버지에게 말했다. 마리는 어머니를 진찰하는 것을 돕기 위해 남았다. “머피 씨 들어오십시오.” 브래디 박사가 불러들였다. 어머니는 아주 큰 심장마비를 겪은 것이다. 혈관이 터지고 심한 출혈의 흔적이 있었다. “미리 말씀드립니다만,” 그가 하는 말이 들렸다.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이만큼 지탱한 게 신기하지요. 한 시간마다 전화 드리겠습니다. 필요하면 그전에라도 전화하십시오.”
그가 전화를 걸 때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주무시고 계시고 호흡은 정상이라고 보고하였다. 아침 다섯 시 경에 마지막으로 의사가 전화를 다시 했다. “어떠십니까?” “우리 중 누구보다 더 잘 쉬고 있습니다. 필요하면 제가 전화 드리겠습니다.” 아버지가 말했다.
그 후 며칠 동안 어머니는 말하기도 잡수시기도 싫어하셨다. 그녀는 주로 잠만 잤다. 깨었을 때도 아무것에도 관심을 두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차츰 기력을 회복했고 주위의 일들에 대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걸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우리는 그녀를 거실의 창문 가에 앉혔다. 나는 가급적 어머니 무릎 가까이 앉았다. “어머니, 그날 저녁 무슨 일이 있었어요? 얘기해 주실 수 있으세요?”
“그래, 얘야,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은 주일 아침에 시작된 일이야. 내가 기도를 하는데 틀림없이 그날 내가 주님께 가게 될 것을 알겠더구나.”
나는 말을 가로막았다. “어머닌 슬프지 않으셨어요? 아버지와 저를 남겨 놓고 가시는 게 말이에요. 걱정 안 되셨어요?”
“아니, 슬플 것도 기쁠 것도 없었어. 그냥 확실하고 확정적인 것 같기만 했어.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그냥 받아들였단다. 네가 걱정이 되긴 했지. 네가 잘 견디리라는 것을 알겠더구나 그것이 하나님의 뜻인 것을 알았지. 그렇지만 알란 목사님에게는 너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기억나니? 예배 후에 교회 문 앞에서 알란 목사님하고 얘기했던 일 말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 종일 그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단다. 네가 같이 기도하겠다고 방에 들어왔을 때 나는 주님이 아주 가까이 계시다는 것, 그리고 함께 있으라고 주님이 너를 보내셨다는 것을 알았지. 우리가 기도할 때 예수님을 뵈었어. 그분이 방으로 걸어 들어오셔서 내게로 오시더니 ‘그레이스야, 너를 집으로 데려가려고 왔단다’라고 하시더구나.”
“저는 못 봤는데요.” 내가 끼어들었다.
“그래, 안다.”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주님이 자기 이름을 부르셨을 때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상기하고 계셨다. 어머니는 그때 정말 온전히 주님의 뜻에 자신을 내어 맡겼다고 하셨다. 그러자 주님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셨고, 자신의 영이 몸을 떠나는 것을 느꼈다. “나는 다시 어린애가 된 것 같았단다. 마치 아홉 살 어린애가 된 것 같았어.” 그녀는 하던 말을 멈췄다. “얘야, 그 나이가 내가 제일 처음 옛날 감리교 천막 모임에서 주님을 찾은 때였구나.”
그렇게 변한 후, 얼마나 몸도 가볍고, 짐도 없고, 자유했던가를 어머니는 설명하셨다. 그곳에는 아무런 염려도, 근심도, 고통도, 고달픔도 없었다.
“나는 구세주 곁에 있는 작은 아이였단다. 내 손을 잡아 주셨어. 잠깐 내 옛 몸이 침대 가에 웅크린 채로 남겨져 있는 것과 네가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어. 그런데 다음 순간 그 세계가 없어져 버렸어. 모든 것이 사라졌단다. 우리는 다른 차원에 서 있었어. 기이한 세상, 주위는 온통 깜깜했지. 눈이 닿는 곳은 온통 암흑이었어. 예수님과 내가 서 있는 곳만 빼고는.”
“예수님이 안 계셨더라면 얼마나 무서운 곳이었을지, 우리 발치에 빛이 있더구나. 한 줄기 빛인데 눈 닿는 데까지 끝없이 위로 이어져 있더라. 예수님과 나는 이 빛줄기를 따라서 알지 못하는 곳으로 가기 시작했어, 손을 마주 잡고 위를 향해 갔지.”
“얼마나 멀리요? 아주 길게 느껴지던가요?”
“아니, 시간이나 거리의 개념이 없었어. 다른 세상이었지. 시간도 없고 잴 수도 없는 그러나 방향은 있었어. 우리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았으니까. 전혀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 있었어. 설명이 잘 안 되는구나. 우리가 아는 이 세상과는 너무 다른 곳이야. 무엇과 같다고 해야 할지, 넓은 공원 같다고나 할까?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편안하고, 푸른 공원과도 같았어. 눈에 보이는 곳은 온통 평화롭고, 편한 융단처럼 부드러운 녹색 산들로 이어지고 있었어. 풀밭이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물질로 깔려있는 것 같았지.”
어머니가 경험한 것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하시는 모습이 역력했다. “어머니, 좀 쉬세요. 커피 한 잔 가져다 드릴게요.”
“얘기 그만하고 싶으세요?" 나는 커피를 건네드리며 물었다. 어머니에게 보여진 그 귀한 세계를 설명한다는 것이 오히려 그것의 값어치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생겼다.
“아니야, 네게는 이 얘기를 해 주고 싶구나, 진, 그 후엔 이 일에 대해 절대 얘기하지 않으련다. 너무나 거룩한 것이거든.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고 생각하면 네가 얘기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내게 얘기해 달라고는 정말 말아라. 어쩐지 얘기하고 싶지 않을 것 같구나.”
어머니가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실 때 내가 물었다. “여기랑 다른 것들이 또 뭐가 있었어요?”
“음악 소리.” 어머니는 미소지으셨다. 그것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그녀의 얼굴에 광채가 났다. “사방에 음악 소리가 가득했지. 공기를 마시는 것처럼 그렇게 음악을 마셨단다. 대기 자체가 음악이었어. 온통 음악 소리로 둘러싸여 있었단다. 연주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데 소리에 마치 색깔이 있는 것 같았어. 음악 소리가 바뀔 때마다 연한 색들이 서로 어우러지고 변하는 것 같았지. 오케스트라와 오르간이 합해진 것 같은 소리에다 움직이는 색깔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 같았어. 그것들이 위로, 아래로, 내 사이로 흘러 다녔어.”
“사람들은 없던가요?” 내가 물었다.
“물론 어디에나 사람들이 있었지.”
“사람들이 무엇을 해요? 자고 있던가요?” 내가 물었다.
“오, 아니야. 깨어서 움직이고 있었는데 모두 편안하고 한가로워 보였어. 어떤 사람들은 비스듬히 누워 있기도 했고.”
어머니는 자신이 알아본 사람들의 이름들을 기억하셨다. 어머니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상한 이름들도 말해 주셨다. 내 생각엔 성경에 나오는 이름들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인명 색인이 있는 성경을 서둘러 찾았다. 우리는 구약과 신약에서 그들의 믿음에 관해 언급되어있는 그 이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성경 지식이 거의 없었던 것을 알고 있던 나였기에 이것은 여간 놀라운 것이 아니었다. “그래.” 그녀가 말했다. “내가 전에 만났던 사람이건 아니건 누구든 알 수 있었어.” 그리고 몸을 내 쪽으로 굽히시며 말했다. “제일 좋았던 것은 내가 우리 어머니를 알아본 거야.”
나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할머니는 어머니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돌아가셨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가 할머니의 생김새를 알기는 어려운 터였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할머니의 모습을 묘사했다. 긴 검정 머리, 조금 튀어나온 광대뼈, 그리고 미간이 넓은 갈색 눈 등 우리 할머니는 미국 인디언과 아일랜드계의 혼혈이었다.
“할머니가 인디언 쪽을 더 많이 닮으신 것 같네요.” 내가 말했다. “네 삼촌 레나드 아저씨 기억나니?” 그녀가 물었다. 그는 머리가 검고 광대뼈가 튀어나온 까닭에 가족들이 ‘인디언’이라고 불렀었다. “레나드가 꼭 할머니를 닮았더구나.”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으세요? 어머니.” 내가 물었다.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우리가 여기 같이 앉아 있는 것이 확실한 것처럼 그것도 그렇게 확실하구나. 어머니를 천국에서 뵌 것은 사실이야.”
“어머니의 아버지는요? 할아버지 얘기는 안 하셨어요.”
이상한 표정이 어머니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그렇구나, 얘야. 글쎄 네가 지금 물어볼 때까지 전혀 아버지를 못 뵈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구나. 그곳에선 그분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던 것 같아. 이상하지. 거기선 못 뵌 것에 대해 아쉬운 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말이다. 전혀 없었어.” 어머니는 다시 기대 누우시더니 창문 밖을 잠시 바라보셨다. “그런데 얘야, 하늘나라 소리와 풍경에 둘러싸여 예수님과 함께 서 있는데 말이다. 무슨 소리가 들려오질 않겠니? 바로 네 목소리였어.” 어머니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셨다. 나는 어머니가 처음 눈을 뜨고 “왜 나를 불러 왔니?” 하고 물으시던 그 날 밤이 생각났다.
“네 목소리는 또렷하고도 집요했어. ‘예수님, 내 어머니를 돌려주세요’라고 울부짖는 네 소리를 들었지. 예수님이 나를 보시더니 ‘그레이스야, 너를 돌려보내야겠구나’ 하시더라. 예수님이 내 손을 잡으셨고 우린 함께 그 좋은 곳을 떠나서 빛줄기를 타고 내려왔단다. 예수님께서 내 손을 놓으시는데 내가 이 피곤한 육신에 다시 자리 잡는 것을 느꼈지. 이상한 것은 이승의 것들을 조금씩 단계적으로 되찾기 시작했다는 거야. 처음에는 청각이 회복되더구나. 너를 보거나 네게 말할 수 있기 전에 제일 먼저 네가 기도하며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단다. 다음에는 눈을 뜰 수가 있었고 마지막으로 말을 할 수가 있었어.”
천국의 음악 소리는 그 후에도 여러 번 어머니 육신의 의식 속을 스쳐 지나갔다. 어머니는 하던 일을 멈추고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는 그 음악 소리에 매혹되어 고개를 쳐드시곤 하셨다.
“가끔씩 다른 세상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단다.” 그녀는 설명했다. “얘, 진, 천국이란 그리 먼 곳이 아니로구나. 다른 차원에 있을 뿐이야. 정말 가깝기 때문에 우리 눈과 귀를 하나님이 만지시기만 하면 지금이라도 금방 보고, 들을 수 있는 곳이야.”
나는 이 경험이 환상인가 아니면 꿈인가 궁금했다. 어머니가 정말 예수님과 낙원에 계셨던 것일까? 그녀는 정말 당신 어머니를 보았던 것일까, 실제로 보았단 말인가? 사촌인 레나드와 닮은 것까지 상세히 묘사하시는 것을 보면 확실한 것도 같았다.
몇 달 후에 이 모든 것이 실제임을 증명하는 구체적인 증거물이 우리 손에 들어왔다. 어머니는 완전히 회복되셨다. 심장도 후유증 없이 회복되었다. 건강이 아주 좋아지셔서 우리는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친척들을 방문할 수 있었다. 우리는 깊은 산속에 있는 가족농장을 방문하였다. 할머니의 언니가 그곳에 살고 계셨다. 이모할머니라고 불리우던 그분은 최근 수년간 아주 위엄 있게 서서히 임종을 맞고 계셨다. 조그맣고 가냘픈 그분은 손으로 짠 넓은 레이스로 장식된 커다란 흰 베개를 받치고 앉아 계셨다. 그분은 네 귀퉁이에 장식 기둥이 있는 새털 침대 왕좌에 앉아, 쩔쩔매며 시중을 들고 있는 수많은 직계 가족들 위에 군림하고 있었다. 예수님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 주셨는가를 들려 드렸더니, 그녀는 당신의 기도가 응답된 것이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우셨다.
우리가 침대 주위에 둘러서 있는데 그녀는 가족 중 한 사람을 부르더니 침대 가에 있는 오래된 상자에서 무엇인가를 꺼내오라고 시켰다. 그녀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그레이스야, 이게 네 어머니가 쓰던 것들이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 이 상자에 넣어 두었었는데 실상은 네 것이나 마찬가지지. 네가 갖도록 하여라.” 우리는 모두 목을 빼고 들여다보았다. 상자에서 뜨게 용품과 수예 용품 한 뭉치가 나왔다. 어머니는 그것들을 거의 쓰다듬다시피 손으로 매만지면서 하나하나 추리셨다. 개켜진 수제품 사이에서 무언가 딱딱한 것이 손끝에 만져졌다. 구식 가족사진이었다. 어머니는 그중의 한 젊은 여인을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 “여기 어머니가 계시네요, 맞아요, 이분이 우리 어머니예요!” “아니, 그레이스야.” 이모할머니가 놀라서 물으셨다. “어떻게 알아봤니? 너 낳고 사흘 만에 너를 품에 안은 채 세상을 떠났는데. 네가 기억할 리도 없을 텐데. 내가 알기로는 이게 어머니가 찍은 유일한 사진이거든 순회 사진사가 어느 날 이곳에 왔었지. 네 어머니가 그때 아마 열아홉쯤 밖에는 안 됐었을 거야.”
어머니는 그 사진을 뚫어지게 들여다보셨다. “어머니를 알아요, 이분이 바로 천국에서 본 아름다운 소녀예요. 진, 이거 봐라.” 어머니는 내가 볼 수 있도록 사진을 들어 보이셨다. 그분은 정말 레나드 삼촌을 꼭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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