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밤 방송된 '100분토론'은 통합진보당 사태를 주제로 이상규 국회의원 당선자, 이의엽 전 통합진보당 공동정책위의장, 진중권 동양대 교수, 김종철 진보신당 부대표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서 한 여성 시민논객은 이 당선자를 향해 "당권파의 종북주의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 통합진보당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가 당권파의 종북주의 때문 아닌가 이런 의혹이 있다. 북한 인권, 3대 세습, 북핵과 같은 주요 사안에 대해서 이 당선자의 정확한 입장을 알려달라. '종북보다 종미가 문제'라는 말돌리기가 아닌 정확한 입장 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이 당선자는 "종북이라고 하는 말이 횡횡하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군사독재 시절 남북의 대치가 벼랑 끝까지 됐던, 색깔론이 재현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여전히 남아있는 사상 검증, 양심의 자유를 옥죄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전 이런 형태의 질문과 그러한 프레임이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한 이 당선자는 "평양을 방북할 기회가 있었다. 가서 본 저의 느낌은 굉장히 회색빛이더라. 콘크리트에 색을 칠하지 않아서 회색빛이었다. 남쪽에서 살아온 진보 운동을 한 제가 가서 보기에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며 "술의 경우에도 옆으로 기울이거나 거꾸로 들면 샌다. 병뚜껑 기술이 정교하지 못하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북에 대해서 동포애적 관점, 통일의 상대방으로서 협력과 교류를 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기초 하에서…"란 내용의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질문을 던진 여성 시민논객은 "죄송한데, 이 당선자가 말을 돌리고 있다. 좀 더 정확한 입장을 말씀해 달라"고 정확한 답변을 촉구했다.
진 교수 역시 "지적하고 싶다. 한 사람에게서 '당신 주사파냐'고 묻는 건 실례다. 우린 양심의 자유가 있다. 하지만 의원이라면 자기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유권자를 대변해야 한다. 유권자가 그 사람이 뭐하는지 모른다. 그런데 자기의 양심의 자유를 얘기할 수 없다. 그걸 지키고 싶으면 검증에 나오면 안된다. 유권자에게는 자기 이념과 정책을 뚜렷하게 밝혀야 하고, 그 사람들을 대변해야 한다. 양심의 자유를 지키려면 공직을 맡아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 당선자는 "그 말씀이야말로 위험한 말씀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진 교수는 "왜요?"라고 반문하며 "예를 들어서 국민들은 의구심이 있다. 그 사람의 사상에 대해서. 그런데 그 사람은 사상에 대해서 아무 얘기 안하는데 왜 표를 달라고 하냐"라고 했고, 이 당선자가 "그 자체가 선거의 검증 과정"이라고 재차 반박하자 진 교수는 "선거 검증 과정에서 저런 질문 나왔을 때 명확하게 말씀해주셔야 한다"고 재반박했다.
이 당선자는 "저 질문에 대한 답변 때문에 저에 대한 지지 여부를 국민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건 다 보장되어 있는 것"이라며 "이 세 가지에 대한 질문 자체가 사상 검증과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적인 관계로 끌어갈 것인지 더 악화되는 관계로 갈 건지 이분법적인 걸로 재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질문 자체가 옳지 않다"고 시민논객의 질문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시민논객은 "유권자로서 당연한 권리다. 전국민이 궁금해하는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이 당선자는 해당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고 사회자인 신동호 아나운서가 "답변을 유보하는 것이냐?"고 묻자 "네"라고 밝혔다.
방송이 끝난 후 질문을 던진 시민논객은 네티즌들 사이서 '100분토론 돌직구녀'로 불리며 화제가 되고 있다.
[MBC '100분토론'의 시민논객, 이상규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당선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위부터).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