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3
2018년 새해를 맞이하여 지난 해 주님이 주셨던 은혜를 되짚어 봅니다.
2017년은 나에게 영적으로 육적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예전 교회 목사님으로부터 굴욕적인 수모를 몇 달 동안 참아내고 당장이라도 목사님께 시시비비를 가리고 뛰쳐나오고 싶었지만 인간적인 감정으로 대응하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생각과, 하나님의 뜻이 아닌 우리의 뜻으로 교회를 옮기는 것은 절대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교회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옮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속에서 화가 치밀어 죽을 것 같이 얼굴이 달아오르는 순간에도 주님을 찾으며 수모를 견디는 일이 두어 달쯤 이어지고 있었을 때, 나의 영은 피폐해져 가고 있었습니다. 신앙인으로써 이러면 영적으로 죽을 거 같아 지인을 통해 사사모에 참석하게 되었고, 결국 하나님은 하나님의 선하신 방법대로 우리 가정을 사랑하는 교회로 2017년 1월에 인도하여 내셨습니다. 주변에 도움을 주시는 목사님을 붙여주셨고, 하나님의 은혜로 예전교회의 목사님의 축복문자를 끝으로 무탈하게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의 가정에서의 문제의 삶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가지 사고를 동시 다발적으로 치고 다니시는 아버님은 논둑을 태우다가 근처 비닐하우스를 태워 150만원을 물게 하고, 경찰서에 오가게 하고, 조서를 받고 그 과정에서 고분고분하지 않아 형사와 마찰이 생기고 그러고 돌아오면 또 남의 밭의 수확물이며 밭에 심어놓은 나무며 동네 개, 닭까지 눈에 띠고 관리가 허술해 보이는 것이면 어김없이 뽑아오고, 들고 오고, 끌어와서 신랑이 퇴근하면 밤에 몰래가서 다시 제 자리에 심어 놓고, 원위치로 갖다 나르기도 수없이 했습니다. 것도 모자라 집안에서는 내가 잠이 든 한 밤 중이면 냄비에 하나 가득 못 먹을 것 들을 쑤셔 넣고, 냄비가 끓어 넘치고, 가스레인지에 눌러 붙고, 심지어 국물이 줄줄 바닥에 튀고, 냄비는 시커멓게 태우고 하는 행동들은 거의 매일 밤 하는 일과였습니다.
당신 방에는 재활용품 쓰레기통에서 버린pt병이나 플라스틱 통 등을 주워 보기만 해도 토할 것 같은 음식물을 섞어 방한 쪽에 가득 늘어놓고, 치우면 또 만들어 당신 방에서 썩게 만드는 일을 매일 매일 짬날 때 마다 하십니다. 그럼 벌레가 꼬이고 초파리가 알을 까고 집안엔 냄새에 벌레에 무슨 초파리 배양을 하고 계십니다.
제가 조근 조근 말을 해도 듣지 않고, 얼러도 보고 달래도 보고, 호통을 쳐도 듣지 않는 아버님을 보며 어느 날은 신랑이 무릎 꿇고 울면서 부탁까지 했는데도, 다음날이면 ‘난 모르쇠’모습으로 어김없이 똑같은 행동을 하는 아버님을 보며, 워낙 좋아라하진 않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버님을 싫어하고 있었습니다. 불과 2년 전 멀쩡하실 때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분이셨습니다. 부지런하시고, 검소하고, 정신력 강하고, 간사하지 않고 좋으신 분이셨으나 치매와 우울증과 알코올이 섞이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시는 아버님을 정말이지 사랑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사랑은커녕, 매사 행동 하나 하나가 한심스럽고 더러워서 짜증나고 싫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데로 조금도 행동하지 않는 아버님이 정나미가 떨어졌고 말을 해도 대꾸도 않고 당신 뜻대로만 하니 나를 무시 하는 느낌에 감정도 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버님을 통해, 나 자신을 볼 수 있기를 원하고 계셨습니다. 아버님은 치매여서 당신 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당연했는데, 그러나 나 역시 매사에 나 중심적인 사고를 하고 있었으니, 그런 아버님이 내게 짜증이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나를 의식하게 해준 것은, 영화 ‘오두막’이었습니다.
나는 내가 늘 심판자로 이 세상을 살아왔습니다. 나는 주인공 맥과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나의 가치관의 틀로 세상을 바라봄은 물론이고, 사람도, 그리고 하나님마저 그렇게 보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나는 내가 이해 할 수 없는 사람은 상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교회 다니면서 겉으론 온유하게 대했으나 속으론 그 사람을 인정하지 않고 때론 경멸하기도 했습니다.
주인공 맥은 자기중심적 사고로 살아 온 사람입니다. 하나님을 믿지만 하나님의 관점이 아닌 자기중심적인 사고 곧, 내게 악을 행한 자는 똑같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식의 논리로 살아왔습니다. 나 역시 맥과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니깐, 내가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을 하니깐, 또는 나와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내 마음속에서 그런 사람을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아버님은 나에게 그러했습니다. 기본성향도 180도 틀려서 나와는 대조적인 성격이었습니다. 나는 감성적인 성격인데, 아버님은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성격이어서 예를 들면, 집에 어디서 토끼가 우리 집 마당에 들어왔는데 아버님은 토끼를 어느새 잡아서 털을 벗겨서 음식을 하라고 내주는 등의 성격이었습니다. 나는 요즘 못 먹고 사는 세상도 아닌데 굳이 그것까지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버님이 이해 할 수 없었지만 거기까지도 이해하고 살아 온 환경이 다르니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며 어쩔 수 없이 인터넷을 뒤져가며 토끼탕을 만들고 있는데 고추장 양념을 해서 뒤적거리는 순간 토끼의 까만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세상에 토끼 머리까지 먹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냥 이렇게 개념 없는 아버님이 싫었습니다. 이런 성격이 치매가 걸린 이후에는 안하무인이 되어 너무너무 괴로웠습니다. 얼굴 보는 것도 힘들고 한 공간에 있는 것도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마음은 좁디좁은 내 마음과는 달랐습니다. 불신자임에도 아버님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시고 그 상처 많은 마음을 끌어안고 계셨습니다. 주변에 여러 기도하시는 분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이 아버님께 향해 있음을 수차례 알게 하셨는데, 나의 마음은 하나님의 뜻을 향해 순종이 되질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교회 오면 회개했다가 집에 가면 또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 눈물로 회개하고 돌이키기로 했는데,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되질 않는 나 자신 때문에 너무 힘들었습니다. 어쩌면 이리 나의 자아가 완악하고 강력한지! 참으로 이기적이고 매사, 매 행동, 생각이 오로지 나 중심적인 나를 알게 해 주셨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나의 자아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나 같은 인간은 은혜를 부어 주셔도 변하지 않는 구나’라는 생각에 자괴감도 들고 실망스러웠지만 여전히 부족한 어린애 같은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사랑해 주시는 주님으로 인해 다시 힘을 내어 견디고 있었는데...
이런 내 자신이 주님의 사랑으로 바뀌기를 갈망하며, 서울치유집회에 참석도중 옆자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라는 담임목사님의 저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작정 따라 산 그 책에는 주님이 내게 주시는 귀한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계명은 곧,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13:34-5)
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이 중요한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예수님의 가장 크고 새로운 계명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모든 것을 참으며, 믿으며, 바라며, 견디는 사랑은 예수님의 사랑이고, 사랑하길 원한다면 “뾰족한 눈”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 제게 너무나 필요한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야 예수님이 제자들을 사랑한 것 같이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사람도 끝까지 사랑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제게 필요한 예수님의 사랑에 대해 절실하게 알 수 있었고 죄인 뿐 아니라,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 원수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의 사랑을 어디다 비할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죄인도 원수도 아닌 아버님을 사랑치 못한다는 것은, 나의 이기심이고 핑계이고 교만 뿐 임을 알게 하셨습니다.
과거에는 머리론 알지만 내 행동이나 마음이 그렇게 되지 않을 때에는 ‘주님 전 못해요. 전 예수님이 아니잖아요!.’라며 투정 섞인 합리화를 했지만 그러나 이 책을 본 이후에는 그 말도 못하게 생겼습니다.
“누구든지 그의 말씀을 지키는 자는 하나님의 사랑이, 참으로 그 속에서 온전하게 되었나니.”(요일2:5)
라는 말씀에 이미 하나님의 사랑으로 우리가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음을 명시해 놓으셨음을 알게 하셨습니다. 책을 통해 이 말씀을 읽는데 감사의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렇구나. 예수님의 새 계명을 지키려고 하면 하나님의 사랑이 내안에도 온전히 이룰 수 있는 거구나.’
너무 너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나는 도저히 변화 될 수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고, 난 도저히 안 될 것 같다고 실의에 찬 기도를 많이 드렸는데, 주님이 집회 때 그 자리에 역사하심으로 인해 귀한 목사님의 책을 통하여 위로와 소망을 주심에 또 어찌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이처럼 부족한 저에게 세심하게 역사하시는 주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그동안 무작정 나는 이미 가망이 없으니 주님이 알아서 당신의 사랑을 부어 달라고 때론 무책임하고 소극적인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예수님의 말씀인 새 계명을 지키고, 의지를 드리고 사랑하려 힘쓰면 내게도 온전한 하나님의 사랑이 부어질 수 있음을 알게 하심에 감사하고 말씀의 힘을 의지하여 더 이상 좌절하지 않고, 이 시간 기쁨으로 다시 하나님께로 나아갑니다. 주님께로 더 가까이 더 가까이...
저의 모습은 아직도 기초공사중인 듯하여 황량한 모습뿐이지만, 완공 된 조감도는 주님이 갖고 계시기에 그 말씀을 믿고 한발 한발 나아갑니다.
온전한 사랑이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드립니다.~♡